詩 향기 속으로/일반시 202

엄마되어 엄마에게/ 석정희

엄마되어 엄마에게 / 석정희 당신은 바다이셨습니다. 바위같은 파도를 안고 사시면서 부서져 흩어지는 물결을 깊은 가슴으로 싸안으시고 잠잠하던 날에는 깊은 밤 별들까지 품으시며 꿈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나리꽃밭 병아리떼같던 동기들 보송보송하던 얼굴 이슬같은 눈물로 씻기시고 천둥도 온 몸으로 덮어 침묵케 하시며 우리를 감싸셨습니다 찬송으로 여시던 새벽 둘러 앉은 상머리엔 언제나 사랑 넘쳐 웃음으로 번지고 앓는 자식 아픔은 기도로 갈길 찾지 못하는 아들 딸 걱정에 태우시던 마음 나 엄마되어서야 알게되는 엄마의 마음 드릴 것 없어 꽃 한 송이 드립니다 그리고 애절하게 불러 봅니다 지금까지 제대로 불러 보지 못했던 마음 다해 부릅니다 엄마! 엄마! 어머니...... 이 가을엔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Sop, 여..

비행기 안에서/ 석정희

비행기 안에서/ 석정희 하늘 날며 가슴에 별 하나 안는다 올려다 보던 그 많은 별들 가운데 오직 하나 품는다 허공에 떠서 간직하는 별 하나 흘러가듯 숨어들어 가슴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그리움 가로질러 묻혀있는 사랑 일깨워 환하게 별꽃 피운다 허공에서의 유랑 멀어갈수록 밝아아지는 눈 속의 별 아름답다 사진 _ 석정희 함께라면 (석정희 작사/ 허방자 작곡) Sop, 김승희, Pf, 김혜정

천상(天上)의 소리 / 석정희

천상(天上)의 소리 / 석정희 - 빗줄기 타고 흐르는 마음 - 구름 낀 날은 왠지 서성거리게 된다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궁금해서일까 그런 날 아름다운 소리를 들어서일까 그러다 비라도 내리면 굵게 내리는 빗줄기이던 가늘게 내리는 빗줄기이던 내 안으로 후비며 들어 와 텅 빈 마음을 촉촉히 적셔서일까 빗방울 하나둘 모여 점점 커지고 그 점들 이어져 줄을 늘여서 간다 지금은 줄 없이도 아름다운 소리로 이어져 마음은 점점 커져가는 디딤돌 딛고 조금씩 조금씩 한 걸음 더 가까이 네게로 네게로만 간다 사랑 나그네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Sop. 곽현주, Ten, 조한우, Pf, 김혜정

그리움의 실타래/ 석정희

그리움의 실타래 / 석정희 낮은 언덕에만 올라도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저 소리는 누구의 음성입니까 지워져 가던 얼굴 얼음 풀고 흘러 내려 잔 모래까지 씻고 가슴에 간직한 띄우지 못한 두어마디 편지 높이 날리기 위해 올라 보는 겨울 떠나는 언덕에 서서 아지랑이 속에 떠오르는 아른아른한 얼굴 조그만 그리움으로 뜬다 석양 ( 석정희 작사 김창재 작곡) Bar, 조덕희, Pf, 김은정

하나가 되기까지/ 석정희

하나가 되기까지/ 석정희 긴 세월 기다리며 인내하며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기까지 바람부는 날도 있었다 비가 오는 날도 있었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도 있었다 열달의 긴 세월이 새 생명의 태어남을 위한 인내이듯이 산고겪는 산모의 고통은 세상을 향한 울음 소리로 잊혀지듯이 바람과 비와 천둥 번개도 그날 그 시간에 잠잠해져 버렸다 하나가 되기까지 이렇게 긴 시간은 왜 필요했을까 한송이의 아름다운 꽃은 왜 쉽게 꺽지 못하는걸까 그 향기를 오래오래 간직 하고픈 마음 때문일까 그 꽃잎을 오래오래 바라보고픈 마음 때문이었을까 향내 곱고 아름다운 꽃잎이라도 세월의 흐름만은 어쩔수 없을텐데 시들기 전에 향내가 다하기 전에 이 날의 고통을 기억하자 더 시간이 흘러 시들기 전에 이제도 "하나가 되기까지" 인내하며 기다리고 ..

전화를 타고 가는 마음/ 석정희

전화를 타고 가는 마음 / 석정희 구름 낀 날은 왠지 서성거리게 된다 그런 날 첫 전화를 받아서일까 그러다가 비라도 내리면 내 안으로 후비며 들어 와 마음을 적셔서일까 빗방울 하나 하나 점 점 커져서 그 점들 이어져 줄을 느려 갔다 지금은 줄 없이도 전화로 이어져 마음은 점 점 커져가는 디딤돌 딛고 네게로 네게로만 간다 나는 꽃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 Sop, 여선주, Pf, 김혜정

다시 건너는 다리 위에서/ 석정희

다시 건너는 다리 위에서 / 석정희 다시 미래로 가는 길목에 선다 새 하늘 새 땅 열리는 아침 장엄한 교향곡 없어도 굳건히 내딛는 발걸음 하나 내 탓은 네 덕으로 네 탓은 겸양으로 감싸 우리가 되어 나서는 길 부딪쳐도 닥뜨리지 않고 뒷발질 없이 비켜가는 양무리 되어 함께 가자 사막에서 바람 만나면 어깨동무로 막고 세찬 강물에선 서로 깍지 낀 손으로 건너 닿는 푸른 초장 아우르고 다독이는 체온이 되어 무지개 그리며 어울려 살자 남루는 벗어 던지고 선한 이웃 함께 화수분 안는 또 다시 미래로 가는 다리를 놓자 사랑 나그네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Sop. 곽현주, Ten, 조한우, Pf, 김혜정

꿈의 통로로 이어지게/ 석정희

꿈의 통로로 이어지게 / 석정희 모래 벌판 달려 온 말떼들 굽소리 산모롱이 돌아 간 뒤 말갛게 씻은 태양 떠 올라 열리는 초장에 양무리 몰려 온다 사라져 간 날들 바람소리에 얹혀 들리는 강물소리 같이 자연스러운 일 말고는 아무 일 없이 싹이 돋고 꽃 피어 열매 맺는 날들로 오라 큰 바다 건너던 남루는 벗어 던지고 부끄럼 없는 자존으로 서로 아끼며 아우르고 다독이는 체온이 되는 어머니의 품이 되게 가꾸어 가자 강을 만나더라도 돌아 서지 말고 손에 손 잡고 끼고 건너서라도 품어 온 꿈의 통로로 잇는 무지개 그리며 어울려 살자 두드리고 퉁기며 숨 모아 만드는 관현악 아름다운 교향 이루어 내 듯 우리들 겸손과 인내의 마음 키워 새 하늘 새 땅을 채워 나가자. 비오는 밤 깨어 일어나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석정희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 석정희 가을 숲은 눈물마저 말라버린 슬픔 같이 쓸쓸하다 작은 새 한 마리 숨을 자리 없이 벗어버린 나무들 사이로 찢겨져 비치던 그림자 지워져 바람까지 잠 들면 큰 산도 아득해지는 어둠 속에 누군가를 찾는 끝에 흔들리며 잘려 나가 떨어지던 가지 잡으려는 손 머리를 때린다 하필이면 가을이었을까 꽃 진 자리에 상처로 아문 열매를 달고 따뜻하던 봄날에 듣던 합주 독주로 바뀐 가을 하늘 바탕에 붉게 여무는 가을 남기고 간 사람. 이 가을엔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Sop, 여선주, Bar, 천형주 Pf, 구자형

암각화의 기억/ 석정희

암각화의 기억 / 석정희 사막 한가운데 바위산에 새겨져 그려진 그림 속 깃털로 가리워진 여인의 치부 깃털 걷어내려한 흔적 뚜렷하다 무료해서였을까 우상이었을까 이리 저리 생각해 보아도 사막을 달려 온 끝에 본능을 찍어내려 바람에 닳은 바위산의 젖무덤 아래서의 갈망 삭여 풀어낸 생욕 생생하다 많은이들 거두지 못한 깃털 누구도 벗기지 못할 순결로 남았다. * 생의 본능과 긴 역정을 느꼈던 것. 여심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 Sop, 이명규. Pf 김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