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 석정희
가을 숲은 눈물마저 말라버린
슬픔 같이 쓸쓸하다
작은 새 한 마리 숨을 자리 없이
슬픔 같이 쓸쓸하다
작은 새 한 마리 숨을 자리 없이

벗어버린 나무들 사이로
찢겨져 비치던 그림자
지워져 바람까지 잠 들면
찢겨져 비치던 그림자
지워져 바람까지 잠 들면

큰 산도 아득해지는 어둠 속에
누군가를 찾는 끝에
흔들리며 잘려 나가 떨어지던 가지
잡으려는 손 머리를 때린다
누군가를 찾는 끝에
흔들리며 잘려 나가 떨어지던 가지
잡으려는 손 머리를 때린다

하필이면 가을이었을까
꽃 진 자리에 상처로 아문
열매를 달고
꽃 진 자리에 상처로 아문
열매를 달고
따뜻하던 봄날에 듣던 합주
독주로 바뀐 가을 하늘 바탕에
붉게 여무는 가을 남기고 간 사람.
독주로 바뀐 가을 하늘 바탕에
붉게 여무는 가을 남기고 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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