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향기 속으로/추모시

뿌리 내린 소나무로/ 석정희

sukchonghee 2015. 10. 11. 14:33

뿌리 내린 소나무로 / 석정희


뿌리는 감추고 서있는 소나무를 봅니다.
밝기 전 어둠이 더욱 짙다고
나라의 융성 앞에 짙었던 어둠
먹구름 속에도 움켜 쥔 손이듯
흙 속에 묻힌 것은
거기 조상의 얼이 있고
조국의 터전이 있기 때문인 것을
이제야 알고 머리 숙입니다.
반만년 역사의 얼룩
오랑캐의 말발자국 소리 끊이잖고
왜구의 야만적 노략질 속에도
주눅 들지 않고 뻗고 뻗어
모세혈관이 되어 우리의 생명을 잇고
조국을 지켜냈습니다.
비록 가지와 잎새들 강풍에 시달려
꺾이고 낙엽져도 뿌리는 살아서 봄을 맞고
가지를 뻗어내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어찌 천둥번개인들 없었겠는가요
강국의 틈새에서 나라가 분단되어
찢긴지 반백년이 넘었서도
하나되려는 의지 뿌리는 살아서 오늘을 맞고
꽃 피우는 일 보며 우리는 믿습니다.
어머니 먼저 흉탄에 보내시고
아버지마저 나라의 벼랑에서
뜻을 못이루신채 가심을 보며
얼마나 아프고 쓰렸을 어제
이제 모두 한강에 흘러 보내고
두번째 한강의 기적
그 획기적 발전의 수문을 열어
쏟아져 내리는 기적 이루어
만방이 부러워하는 나라되게
강성케 하시기만 바라고 바랍니다.

무궁화 (석정희 시/ 김기한 작곡) Sop, 최창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