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 추모 특집> 문학세계 최종호에서
언어의 그림 그리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시인 평론가 ) 박영호
시/ 깨어나는 휴화산 석정희
다음은 가장 많은 부류를 이루고 있는 자연친화를 바탕으로 한하는 자연의 신비와 경이, 그리고 우리의 생과 자연의 조화를 나타낸 시들이다.
쓰나미 성난 파도
허리케인 그 강한 바람
한데 어울려
잠자던 휴화산 깨운다
음악소리에 소나기 얹히듯
들끓는 소리 파문지어
흘러내리는 용암 강을 메우고
핏줄타고 흐르는
쌓였던 회한이 녹아
용암으로 엉기며
다시 가슴에 남아
어느 세월에 풍화를 이룰까
그 가슴에 꽃씨 틔워
잔잔한 파도에 종이배 띄우고
산들바람에 연 날려
하늘 우러르는 날이 될까
용암 위에 피어나는
꽃이고 싶다
활활 타는 불이 아닌
빛이고 싶다
‘깨어나는 휴화산‘(2) 전문
앞서의 시가 자연을 통한 일반 생명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것처럼 위의 시 역시 자연을 소재로 한 생명력을 표현한 점에서는 동일하나, 위의 시는 객관적 대상이 아닌 자기 자신의 내면 세계에 대한 주관적인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이 다르나, 하나의 힘있는 생명력을 표현한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일찍이 불의 씨앗으로 태어나 영혼 속에 외로운 섬 하나로 떠있다는 자신의 현실적 처지를 운명적이고 숙명적으로 밝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을 이글거리는 불씨로 삼아 자신의 삶에 대한 꿈과 사랑에 대한 소망 표현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또한 휴화산이란 억압당하고 있는 자신이나, 아니면 스스로 자신을 제어하고 있는 극히 현실적인 표현을 통해 언젠가는 폭발하고야 말 필연성으로서의 휴화산이다. 따라서 휴화산은 그의 의식 속에 잠재된 삶과 사랑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마음 속에서 이글대는 욕망이나 꿈이라고 하는 용암은 결국 분출될 수 밖에 없고, 그 열정으로 빚어지는 희열이 그의 몸과 마음의 강을 모두 가득히 메운다는 것이다.
용암에서 피어 오르는 불의 꽃
그런 꽃으로 활활 타오르고 싶다 ‘
불의 꽃은 그의 가치 있는 삶의 결실을 표현한 것이고, 용암이라는 열정을 통해서 꽃이라고 하는 삶의 절대적 가치를 나타낸 것이다. 아울러 절대자에 대한 신앙적 접근이나 바른 삶의 자세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또한 그가 아직 이르지 못한 자신의 창작 세계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것 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불의 꽃이라고 하는 상징적인 표현이 휴화산 불기둥 용암으로 이어지는 불과 열정이라는 의미를 절대적인 표현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그 기교가 돋보이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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