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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어머님의 유산 석정희

sukchonghee 2015. 8. 14. 09:32

해외문학 12호 (2007겨울)

자연과 인간의 원형적 모습에 대한 향수

                                             (시인 평론가)    박영호

시 / 어머님의 유산   석정희

어머니
입 속으로 뇌어도
목청 높여 큰 소리로 외쳐도
한결같이 큰 바다로 오시는 님

당신의 오지랖은 크고도 넓어서
동기(同氣)들 감싸는 장막이 되시고
염천과 혹한 그늘로 가리시고
포근하게 덮으셔서
감싸시며 북돋아 오늘 있게 하셨네

깊은 밤 잠결에 듣던 당신의 기도소리
마음 환하게 밝히는 꿈 주시고
젖은 손으로 아이를 어르시던 눈빛
가슴 채워 사랑 가득 물려 주셨네

지금은 어미되어 부르는 어머니
손 이끄시고 등 토닥이시며
함께 가시는 임으로 계시어
두렴없는 길 가게 하시네

               '어머님의 유산' 전문 (미주시인 2007년 여름)

이 작품 역시 모성을 바탕으로 해서 그 모성의 사랑의 정신을 사랑의 절대성과 영원성으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작품이다. 우선 모성의 구체적 사랑의 행적이 비교적 상징적으로 안정감 있게 표현된 점이 모성의 깊이와 가치를 살리고 있고, 잘 다듬어진 언어 리듬의 표현이 모성이라는 내용의 시적 느낌을 아주 잘 살려낸 작품이다.

함께 가시는 임으로 계시어
두렴 없는 길 가게 하시네'

이는 결국 우리가 바라는 하늘의 임은 신성(神性)인 하나님이시지만, 이 지상에서 우리에게 하나님 같은 존재는 바로 언제나 함께 가시는 임이신 우리들의 어머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바로 이 시의 핵심 내용으로 모성을 임이라고 하는 나에 대한 절대자로서의 절대성과 영원성으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 바로 이 시의 또 다른 가치라고 할 수 있고, 이 점이 바로 시인의 모성에 대한 남다른 시적 발상을 돋보이게 하는 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이 지상에서 우리를 지키고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등불과 같은 힘의 근원은 바로 지상의 신과 같은 존재인 모성이라는 것이다.

지상의 모든 생물의 근원은 모성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성에 대한 사색은 결국 우리 인간 자신의 근원적인 원천 세계에 대한 하나의 회귀본능 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자연의 순리다. 그럼으로 이러한 모성에 대한 표현이나 이에 대한 탐색 역시 우리 자신 의 근원적이고 자연적인 모습에 대한 그리움인 동시에 자연과 자연 자체와 그 원천세계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