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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예술상 수상

나성별곡 / 석정희 천사의 도시라고 평화로운 것만은 아니다 엉키고 섞여서 뒤엉켜 있고 말 한 마디 듣지 못해 사랑한다는 건지 싫어하는건지 낯빛으로 읽으며 감정은 음성의 높낮이에 묻고 산다 산야에 어울린 들소들,양떼들 평화로운 그림 걸린 어느 카페에서는 가난해도 아늑하던 옛시절 살맛 돋던 시간은 아니어 누구와 아무개가 갈라서고 너와 내가 맞붙어 어지러운 이야기들 창 밖을 새어나고 잃어진 부끄럼 천장에 달린 팬을 타고 돈다 그래도 아직 하늘빛은 쪽빛이고 저녁 놀은 붉게 물 들이며 아이들 소리쳐 화답하는 잔디밭에 하얀 공 구르고 공원 소나무에 매단 풍선 뜨는 내일은 올 것인가 도리질하며 도리질하며 오늘을 산다 ==================================================== 한국 ..

추모 출판회 낭독

고 송상옥 선생님 유고집 "잃어버린 말"출판기년회에서... 중편소설 "비밀을 가진 사나이" 초입, 전개,위기,결말 뼈만 추려서... 석정희 낭독 비밀을 가진 사나이 / 송상옥 그해 늦가을, 나는 로스앤젤레스 지사 파견요원으로서의 임기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있었다. 회사의 일은 곧 끝내고 특별 휴가를 얻어 서울에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곳 몇 군데를 돌아본 뒤 연말에 미국 땅을 완전히 떠난다는 것이 내 계획이었다. 꽤 긴 듯했던 이 년이란 기간이 잠깐 사이에 지나갔다. 처음 이곳에 올 때만 해도 나 나름으로 포부가 있었다. 가능하면 미국 안 여기저기에 가보고, 산 영어도 익히고, 국내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취재하고, 여러 가지 자료도 모아 간다는 따위 평범한 것들이었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