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희 시, 포스트모던 2012년 겨울호

 

 

 

 

바람의 초상(肖像)  / 석정희

바람의 얼굴 본일 없이 그 얼굴 그려 본다

굽이 돌아 골목 훑고 지나다가

가로수라도 만나면 잎새마다 얼굴 그려내며

꽃으로 숨어 있다가 빛깔 풀어내고

그 색깔마다에 눈을 달고 내달아 간다

잎새 하나 하나마다 그려지는 얼굴의

본색 드러내는 바람에 묻어 오는

눅눅하게 젖은 우수도,까칠하게 모래 품은 바람

자다 깨다 오늘을 지나는 일

천연덕스레 나무에 달려 표정 짓지만

얼굴은 얼이 통하는 통로라 하지 않나

하늘 보아도 땅을 보아도 보이지 않던 바람

길가에 선 나무에 다닥다닥 붙어

이런저런 모습 드러내는 저녁 무렵

박쥐 뛰어나르는 사이로 땅거미 어른거리면

벽돌담 위의 가시철망도 뚫고 지나

벽에 가 부딪쳐도 다시 나뭇잎새에 엉겨

야누스의 얼굴로 희죽대는 잎새마다의

얼굴이 되어 할퀴고 지나가 버리는

그 사람들의 바람끼 꽃을 쓰러뜨리고

골목마다 나뒹구는 꽃잎 하나 하나

어둔 빛에 묻힌다

상념을 털고 바람의 얼굴 보러 바다로 나가고 싶다

 

 ▶ POSTMODERN  2012년 겨울호  표지 목차 

◈ 창간 20주년 기념 메세지

유자효, 유걸호, 김후란, 이규형, 조운파, 김원석, 유한근, 이창식

◈ 포스트모던20년 소사

김종천 / 문단화전민의 황당한 꿈사냥

◈ Pomp people

이근배, 이개호, 박태남, 김기정, 미산스님

◈ 포스트모던 기획연재

김종천 / 신경림 시읽기

◈ 포스트모던 기획연재 / 포스트놀이시편

이창식 / 줄타기 외

◈ 포스트모던 칼럼

이만의 / 문인복지에 대하여

◈ 세정담론

김기정, 김충석, 이만의, 장근호

◈ 작가특집 /미술

김가범, 김양숙, 김옥희 김일해, 박현옥, 조몽룡

창간 20주년 대기획

 

♣가려뽑은 좋은 시 50인선

 김남조, 성찬경, 신기선, 신경림, 이어령, 최승범, 허   유,

성춘복, 이근배, 김후란, 허영자, 유안진, 신달자, 윤금초,

양성우, 유자효, 문정희, 안혜초, 노향림, 박주관, 류석우,

손해일, 김현숙, 김종천, 장태평, 이만의, 석기영, 최규창,외

 화가의 시 7인선

김병종, 이서현, 이왈종, 장혜용, 전준엽, 정형강, 정희주

 

재미시인 3인 특집

석정희 외 / 최상준 외 / 김상희 외

 

작가특집 (신인)

신인작품상 시 심사평

심사위원 / 이근배 / 김현숙 / 김종천

신인작품상 수필 심사평

심사위원 / 유자효 / 이만의 / 유한근

<시>이일영,이승일,권지은,이용애,<수필>안기태(범명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