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약속 /석정희
어느날은 파랗게 흐르다
어떤날엔 회색빛되어
굽이돌아 잠겼다
눈을 안고도 파란강이 되어가다
비 맞으며는 회색으로 누워
날 저문 길을 만났다
새벽에 일어나 떠나 온 먼길
되 짚는 눈 언저리에 피어나
번져 오르는 안개의 빛갈로
채우는 아침길에 서면
소리없이 울며 떠나온 울음소리
얼음장 깨어지는 소리되어
가파른 언덕을 굴러도
그 강 함께 나란히 가는
길 위에 서서 꽃과 바람
한가닥 햇살을 맞는 이 길을
더디지 않는 걸음으로
겨울을 맞고 봄을 안으며
여름 보낸 가을에 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