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향기 속으로/신앙시 70

빛깔의 향기/ 석정희

빛깔의 향기 / 석정희 -되새기는 연서- 당신 향해 가는 소나기 그친 길에 무지개 뜹니다 하늘 가득 철쭉꽃 향기 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끝없이 펼쳐진 자운영 꽃밭 위로 하얀 구름 떠가면 새떼들도 소망을 싣고 날아갑니다 눈빛과 몸짓 모아 당신에게로 가는 발걸음 구름을 탄 듯 가볍습니다 붉은 찔레꽃 어울린 곁으로 다소곳하게 핀 하얀 찔레도 향기를 날립니다 맨발 딛고 서 하늘 향한 꽃무지개 뒤에 숨은 한 마디 말 내뱉지 못해 머뭇머뭇 가슴 조이며 내민 손에 당신의 빛깔 묻어나 하늘 채우는 향기 파랗게 번집니다 당신께 닿은 시간 청초한 이슬 한 방울 붉은 열매로 가슴에 맺힙니다 둘이 아니면 갈 수 없는 (석정희 작사 황현정 작곡) Tenor, 이병진, 반주 황현정

이 가을엔/ 석정희

이 가을엔 / 석정희 이 가을엔 이런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한 해의 소망이 여문 뒤 그 열매 한 바구니 가득 채워 동네를 돌며 나누고 기쁨에 찬 노래를 합창케 하소서 합창하는 무리 속에 어울려 뜨겁던 태양 거칠던 바람도 기억하며 목 타던 가뭄 끝에 내리시던 빗줄기 축복의 눈물로 쏟게 하소서 넓은 들에 가득한 곡식 나무마다 곱게 영근 열매 가렸던 푸른 치마 벗어 내리고 온 몸으로 하늘을 두르고 선 그림을 주신 이 앞에 감사의 잔을 바치게 하소서 이윽고 그 푸르던 하늘 내려 앉고 빈 들에 어둠이 쌓일 때 낙엽을 밟고 서서 축복과 감사보다 늦은 회개의 깨달음 고하며 엎드려 기도하게 하소서 흰 눈 내린 새벽길 하얀 융단을 밟고 종소리 울리는 성당으로 발길 옮기는 꿈 있게 하소서 이 가을엔 (석정희 작사 이호준 ..

호흡과 신음으로 이어져도/ 석정희

호흡과 신음으로 이어져도 / 석정희 당신에게로 가는 길이 호흡과 신음으로 이어저도 당신을 향해서만 가겠습니다 산과 바다 가로 막아 갈길 끊기면 당신 이름 부르겠습니다 끝없는 길이 되고 목이 타는 사막이어도 낯선 그늘에선 쉬지 않겠습니다 어둡고 서리바람 몰아쳐도 새벽을 기다려 날 안으실 당신 앞에 엎드리겠습니다 이윽고 안으신 따뜻한 품속에 회한과 고난을 묻은 기쁨 찬송 드리겠습니다 사랑 나그네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Sop. 곽현주, Ten, 조한우, Pf, 김혜정

시월의 기도/ 석정희

시월의 기도 / 석정희 열달을 갇혔던 시간 시월에 문을 열어 내밀고 나와 바람을 맞네 그 바람 구름 몰고 와 비도 함께 강을 건너 나만 남기고 가버렸네 혼자 남은 내 가슴에 빗물인 듯 눈물인 듯 방울 방울 둥글어지는 가을 억새 몸 흔들어 바람 그리면 가슴에 흔적으로 남아 누군가 삭풍 막아 줄 창문을 닫아 햇살 엉기는 가을이 되어 감추었던 것 꺼내도 보며 나와 누군가도 하나 되게 이 시월에는 기도 하겠네 나는 꽃 (석정희 작사 이호준 작곡 ) Sop, 여선주, Pf, 김혜정

님에게 가는 길/ 석정희

님에게 가는 길 / 석정희 님에게 가는 길 어둡고 험하여도 얼싸안고 맞아 줄 님만을 생각하며 오늘도 길을 가네 소나기 거친바람 휩쓸고 간 뒤에는 함박눈 내려쌓여 상처를 싸매주는 그 손길 그리며 가네 칠흑같은 밤이면 별빛으로 길을 내고 사나운 짐승들엔 바위로 막아내는 그 님에게로만 가네 사랑의 못자국 흐르는 붉은 피로 이 맘을 씻으면 하얀 마음의 그림자 님에게 가 닿으리 내 님 나만의 님 기다리고 계시는 그곳에 다달아 온 맘으로 품으리 가슴 깊이 안기리 꿈속의 님 (석정희 시/ 김기한 작곡) Sop, 이정은